짧은 기사는 트래픽을, 긴 기사는 수익을 벌어온다 | 미디어고토사+ 뉴스레터 | Vol.5
5번째 뉴스레터네요. 지난 한주 여러분들이 가장 주목한 미디어 동향은 뭐였어요? 요즘 저는 뉴스레터와 뉴스 미디어의 관계, 독립 저널리스트들의 지속가능성, 클럽하우스라는 앱으로부터 시작된 보이스 소셜 플랫폼 등등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었습니다. 트위터의 Revue 인수 소식을 정리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늘 뉴스레터엔 이 소식을 담지 못했네요. 오늘은 미디어 비즈니스 소식은 담지 못했습니다. 대신 저널리즘 분야를 두 꼭지로 늘려봤습니다.
저널리즘
전 가디언 편집총괄 앨런 러스브리저가 말하는 “기자란 무엇인가"
어떤 내용이냐면요 : 오늘은 약간 지난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지난해 말 그 유명한 앨런 러스브리저 전 가디언 편집총괄이 ‘News and How to use it’이라는 책을 낸 적이 있죠. 이를 계기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라스무스 닐슨과 팟캐스트로 인터뷰를 했더랬죠. 이 자리에서 ‘기자는 누구이고, 기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길게 토론을 했던 모양입니다. 앨런의 긴 답변에서 결론은 “보세요, 당신이 우리를 신뢰해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라고 했죠. “데일리 비스트의 기자입니다"라고 답하는 것으로는 더이상 기자라 누구냐라는 답에 충분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는 의미였습니다.
왜 중요하냐면요 : 아마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자는 누구이고,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하고 계실 겁니다. 현장을 목격해서 보도하는 시민은 기자인가 아닌가? 이 인터뷰에서도 언급되다시피 줄리언 어산지는 기자인가 아닌가? 이런 류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 국내 다수의 기자들은 소속된 언론사의 법률적, 형태적 지위만으로 기자다 아니다를 구분하는 데 익숙한 편이죠. 하지만 위 질문을 던졌을 때 “전 A 언론사 기자입니다"(즉 소속사만 밝히는 경우)라고 답한다면, 그 사람을 우리 사회는 기자로 인정할 수고 명명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독자들에게 ‘이게 날 신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고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경험과 위치, 정보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단지 소속사가 언론사라는 이유만으로 기자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게 적합한가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에 신뢰는 더 큰 투명성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얻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건 언론인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구별해야 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어쩌면 여기에 기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디어 비즈니스
짧은 기사는 트래픽을, 긴 기사는 수익을 벌어온다
어떤 내용이냐면요 : 슬로바키아의 혁신적인 언론사 ‘Dennik N’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N은 슬로바키아어로 독립을 의미하는 단어의 첫글자라고 합니다. 자신들이 근무하던 언론사가 정부 등에 의해서 인수되면서 뛰쳐나온 기자들이 설립한 곳입니다. 2014년 설립 이래로 구독 모델로 꾸준히 성장을 해왔는데요. 유료 구독자가 6만5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월순방문자수는 150만명으로 슬로바키아 인구의 1/3이라고 하네요. 여기는 장문의 심층 보도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요. 그 덕에 구독자수가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주목할 만한 교훈 : 이 언론사가 강조하는 대목은 ‘중요한 메트릭스’입니다. ‘Dennik N’도 차트비트와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적이 있지만, 이 툴들은 구독에 최적화되지 않아서 잘못된 메트릭스에 집중하게 했다는군요. 그래서 선택한 툴이 REMP라는 오픈소스 툴이라는 겁니다. 링크를 걸어뒀으니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보니 이 툴은 A/B 테스팅과 구독 기반의 데이터 분석툴에 장점을 가지고 있더군요. 꼭 기술 때문은 아니지만, 이들이 구독자수를 늘리는데, 그리고 핵심적인 지표를 발견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을 얻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인 내린 결론은 “짧은 기사는 트래픽을, 긴 기사는 수익을 가져온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전세계가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짧은 내용의 트렌드를 거의 소개하지 않고 있긴 한데요. 멤버십 가입 등엔 역시나 길고 분석적인 글에 갈증이 커서인 것 같습니다. 저도 구글 애널리틱스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핵심 지표를 만들고 집중하기 위해 다양한 툴들을 경험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Dennik N’ 작은 나라에 있다고 절대 무시할 언론사는 아닙니다. 신선한 실험들도 상당 부분해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미디어 기술
사용자(독자)에게 무엇 원하는지 묻지 마세요
어떤 내용이냐면요 : 오늘은 미디어 기술보다는 UX에 대한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보통 새로운 제품이나 콘텐츠 기획물 등을 기획할 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진행하죠. 이를 통상 ‘오디언스 리서치’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 한 가지를 이 글은 지적하고 있는데요. 인터뷰 등의 대상자들에게 예측을 요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엇을 원하는가처럼, 해결책을 예측해서 답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보다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과거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오디언스 리서치를 하면서, ‘어떤 것을 제공하면 당신은 사용하시겠습니까’ 같은 질문을 거의 끼워넣는 편인데요. 작지 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요 : 저자에 따르면 오디언스 리서치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게 예측을 통한 해결책을 제안받는 과정이 아니라는 거죠. 실제로 “사람들은 미래 자신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서투르다"고 합니다. 저도 다르진 않죠. 내가 어떤 제품을 보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저 스스로 상상해보는 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답을 얻었다 하더라도 실제 그 상황이 다시 닥쳤을 때 동일한 행동을 할 것이라도 말하기 어려울 겁니다. 결국 그 답변을 바탕으로 콘텐츠나 서비스를 설계했다면, 그것이 시장에서 먹혀들 확률을 낮추게 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UX 디자이너가 해야 할 작업은 “디자인 한 기능이 특정한 상황에서, 이미 알고 있는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솔루션은 설계자가 찾아야 하는 몫이라는 거죠. 이 글에 자동차 기업 헨리 포드의 이런 인용구가 적혀 있습니다. 결론을 대신해도 될 만큼 직관적이네요.
“만약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봤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horse)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미디어고토사+ 도서관 업데이트
2021년 이메일 마케팅 벤치마크 : 영어 보고서입니다. 캠페인 모니터라는 이메일 마케팅 전문 기업에서 발간한 벤치마크 보고서인데요. 현재 이메일 마케팅 산업의 비교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픈율은 평균 얼마나 되는지 CTR은 어떤지. 그리고 이메일 마케팅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고, 달라지고 있는 현황이 무엇인지, 시사점을 잘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 보고서와 더불어서 메일침프 등이 참여해 제작한 ‘Paid Newsletter’라는 글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도움이 제법 될 겁니다. 서브스택에서 근무하는 Nadia Eghbal이란 분이 유료 뉴스레터 시장에 대해서 쓰고 있는데요. 여기에 인용되고 있는 통계치들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예를 들면, 이메일 뉴스레터의 유료 전환율은 대략적으로 5~10%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고토사+ 공지 사항
원래 1월28일(목) 정기 커피타임이 예정돼 있었는데요. 제 사정으로 한주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부디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주에 꼭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벗님들 덕에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에게 인터뷰 질문지를 건넸습니다. 답변을 받는 대로 공유를 드리도록 할게요. 페이스북 그룹에 참여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이메일을 통해서라도 자주 연락을 주셨으면 합니다.